"쿠로콧치, 쿠로콧치..."

키세가 쿠로코의 입에, 뺨에, 이마에, 눈꺼풀에, 귓가에 버드키스를 해댔다. 닿았다 떨어지는 입술은 남자애 답지 않게 말랑거리고 부드러웠다. 모델인만큼 신경쓰고 있는걸까-하는 생각을 하며 키세가 하는 것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키세가 목덜미로 내려와 키스를 몇번 하는가 싶더니 살짝 깨물었다가 가볍게 빨아올리는 것이 간지러워 쿠로코가 키득키득 웃으며 몸을 움츠렸다.

키세군, 간지러워요.

쿠로코의 반응에 키세는 되려 강하게 빨아올렸다. 피부가 간지럽다 못해 따끔거리자 쿠로코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 표정은 보지 못했지만, 움찔 떨린 쿠로코의 반응에 키세도 쿠로코가 고통을 느꼈다는 것을 알고 급하게 입을 뗐다.

쿠로콧치, 미안해요. 많이 아팠어요?
아뇨, 조금 따가운 정도였는데요.
하아... 조금이라도 아프게 해서 죄송해요. 그치만 쿠로콧치가 제 거라고, 표시하고 싶어서... 제 욕심이었어요..

평소의 자신감 넘치던 모습이 없이, 자신 앞에서 눈물을 뚝뚝 떨구며 무너진 키세는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며 쿠로코에게 계속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 모습이 쿠로코에게는 정말로 낯설었다. 자신이 아는 키세는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부당한 일에는 분노했다. 그 솔직함의 기저에는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있고, 자존감이 깔려 있었고, 그것을 쿠로코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짧지 않은 기간을 같이 지내며 본 키세는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 앞에서 울고 있는 키세는 그런 것은 모두 내팽겨치고 자신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계속 부르며, 손을 잡아보며 옆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 목덜미에 키스마크를 새기며 또 확인하고 있었다.

그 키세가 이렇게 무너질 정도로, 자신에게 깊은 감정이 있었다는 걸 깨달은 쿠로코는 키세가 키스를 하고, 키스마크를 새겨도 막을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키세를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다면 이 감정을 동정이라고 해야하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애정에 가까운 것이라고, 쿠로코는 생각했다.

키세는 자신에게 고백을 했고, 자신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키세도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도 키세를 좋아한다. 이 사실을 인지했으니, 그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만 남은 거라고 생각하고 키세와 눈을 맞추었다.

웃는 얼굴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기쁘게 시선을 맞추어주는 키세의 양 뺨을 감싸 쥐었다. 여태 가만히 있던 쿠로코가 갑자기 스스로 스킨쉽을 하자, 키세는 당황해서 굳었다.

쿠, 쿠, 쿠로콧치?!

키세의 얼굴을 좀 더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고, 조금 더 손을 뻗어 그의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눈 앞에서 사락이는 결 좋은 금발을 그의 귀 뒤로 살며시 넘겨주자, 그의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반응이 예상외로 귀여워서, 쿠로코는 키득키득 웃으며 키세의 귓가에 속삭여주었다.

키세군, 저도 키세군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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