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라스에 떨어진 나츠는 마력을 무한히 가진 성자로 추앙받으면서 성에 갇혀 마력을 뽑히는 고통+향수병 등등으로 피폐해지고 있고, 그 와중에 그레이도 에도라스에 떨어져서 나츠에 대한 얘길 듣고 에도라스의 페어리테일과 손잡고 나츠를 구출하려고 작전을 펼치는데...!
수많은 악몽을 꿨다.
눈을 뜨면 미라젠이 "잘 다녀왔니?"하고 물어보지. 그래서 이번엔 이그닐을 찾을 줄 알았는데-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시작해. 그걸 들은 루시가 웃고, 엘자도 웃고, 그레이도 웃고, 할아범도 웃고, 페어리테일의 모두가 웃고 있어. 모두가 내 곁에 있어. 다들 내 이름을 불러줘. 나를 웃으면서 바라봐줘. 날 좋아해줘. 너무나 행복해서 이대로 머물고 싶은 그런 따뜻함이지만, 그것은 잔인할만치 쉽게 사라져버린다.
나츠는 그래서 이 꿈을 악몽이라 불렀다.
꿈속에서 아무리 행복하면 어떠냐, 눈을 뜨면 이곳은 살아있다 뿐이지 지옥이나 다름 없는 걸. 차라리 행복함을 모른채 있더라면, 이 상황이 끔찍하다는 걸 이렇게 뼈저리게 실감하지 못했더라면, 그랬더라면 나았을 걸.
꿈은 허망하게 사그라져가며 "행복했니? 하지만 넌 지금 이곳에 있어. 꿈은 꿈일 뿐이야."하고 속삭인다. 몸서리치도록 이곳이 꿈이 아님을 되새겨주는 꿈이기에, 아무리 행복해도 깨버린다면 한낱 악몽에 불과했다.
그리운 이름을 부르며 잠들어, 그들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면 행복했다가, 꿈에서 깨면 나락으로 추락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을 얼마나 반복했을까. 이젠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차라리 깨지 않으려고 했다. 눈을 떴을 때의 그 절망감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았기에 나츠는 조금이라도 더 눈을 감고 있었다.
"나츠, 너..!"
그레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는 경악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아, 또 꿈이구나. 어렴풋이 든 정신에도 꿈이라 단정지은 나츠는 그레이가 자신을 데리고 왕국군을 피해 달아나는 것에 얌전히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레이, 날 놔줘. 뭐!? 나때문에 네가 다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나만으로 충분한 걸. 이거, 꿈이니까. 나츠의 말에 그레이가 어이없다는 듯 무기를 휘둘러 왕국군 무리를 떨궈내고 박차를 가했다.
"그딴 소리 한번만 더하면 때린다! 정신 차리라고 멍청아!"
"누가 멍청이야..!"
"멍청한 소릴 해대니까 멍청이지!"
골목으로 들어서서 벽에 바짝 붙어 잠깐 숨을 고르며 나츠의 머리에 군밤을 한방 갈긴 그레이가 거의 어깨에 들쳐매다시피 했던 나츠를 포옥 안아주었다.
"나 꿈 아냐, 진짜라고. ...이 멍청아."
"진짜...? 꿈이 아니라?"
"그 단순하던 나츠가 의심도 하네?ㅋ"
"뭐라고!!"
그레이의 말에 울컥해서 없는 기운에도 대들었던 나츠가 그레이 멱살을 잡았다가 그대로 굳었다. 멱살 잡았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간 손이 그레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따뜻해."
"응."
"진짜 그레이야?"
"그래."
다행이야. 이건 꿈이 아냐. 내 앞에, 지금 내 앞에, 그레이가 있어. 따뜻하고, 만질 수 있는 그레이가. 보고 싶었어. 정말로 보고 싶었어. 고마워. 내 앞에 이렇게 서있어 줘서 고마워.
나츠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다가 탈진한듯 쓰러지는 것을 받아 안은 그레이는 나츠의 뺨을 적신 눈물을 손가락으로 훔쳤다. 그 쾌활하던 녀석이 이렇게 되도록, 에도라스 놈들은 도대체 뭘 어떻게 한건지, 솟구치는 분노를 애써 눌러 참으며 이를 으득갈았다.
나츠를 제대로 등에 업은 그레이는 점점 술렁거림이며 땅울림이 가까워지는 걸 느끼고 다시 땅을 박찼다. 급하게나마 외워뒀던 수도의 지도를 필사적으로 떠올리며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만큼 왕국군 역시 길에 빠삭했다.
"찾았다!!"
"성자님도 함께 계신다!"
"감히, 감히 네놈이 성자님을 납치해가..!"
어느새 둘러싸여, 퇴로도 진로도 모두 막혔다. 살벌하게 날이 선 창칼이 이쪽을 향했다. 성자라고 받드는 나츠가 이곳에 있는 이상 이들이 마법무기를 거의 쓰지 못하겠지만, 그것은 이쪽도 마찬가지다. 아까 엘자를 따돌리려고 마법을 마구 써서, 이곳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동자로 보고 있는 엘자를 쓰러뜨릴 만한 수단이 없다. 게다가 병기를 다루는 솜씨도 어쩔 수 없이 차이가 나서,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솔직히 절망적이었다.
필사적으로 계산하며, 페어리테일과 협력할 수 있는가 고민하는 사이에도 그들의 포위망은 점점 좁혀졌다. 그레이가 그나마 일반 병사들만 있는 곳을 골라 남은 마력을 모조리 끌어모아 크게 기술을 날리고 튀려는 생각을 하고 무기를 쥔 손에 힘을 준 찰나,
지팡이 여러개를 매고 있는 검은 망토의 인영이 나타났다. 그는 주위로 여러개의 마법진을 만들어??공격했다. 순식간에 포위망을 무너뜨린 그가 마법을 피한 엘자를 견제하며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늦어서 미안하다."
"당신, 은?"
그는 엘자에게 다시 한 번 마법을 요란하게 날리며 대답했다.
"페어리테일의 미스트건이다. 항상 재웠으니까, 실제로 만나는 건 처음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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